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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1/17 글뻥 세월의 무상함이여...

집의 강아지 "반디"가 벌써 8살이더군요.
원래 키우던 강아지 "쥬시"가 1살을 넘기기도 전에 교통사고로 죽고 나서 현재의 장모님이 실의에 빠져 계실때 노트북 팔아서 다시 한마리 사온녀석이 "반디"였습니다.

2003년 12월생이니 2010년 12월이 만으로 7년, 현재 나이 8살입니다.
말티즈 평균 수명이 10~14년정도니까 길게 살아봐야 정말 우리 가족이 잘 관리해준다면 앞으로 길어야 5년일겁니다.
그동안 새끼로 숫컷 2마리와 암컷 1마리를 낳았지요.

다 분양하고 몇년뒤에 자기의 새끼를 못알아봐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또 생각해보니 2004년이후로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군요.
돌이켜 보면 SKC&C라는 회사와 정식으로 연을 맺은 해이기도 하구요.
현재의 집사람과 결혼하자고 했던 해이기도 합니다.
집사람이 첫아이를 가졌을때 반디도 아이를 가졌지요.
우리 아기가 침대에서 포대기에 싸여져 있을때 "안돼!"라고 한마디 했더니 멀리서 그냥 킁킁 대면서 우리 첫아이를 바라만 보았던 "반디"는 이제는 우리 첫아이가 차려주는 밥을 먹는 신세입니다.
가위로 말린 닭 고기를 잘라 사료와 섞어주는데 우리 아이가 혼자서 사각 사각 잘라서 반디 밥먹이고 있는 모습을 보며 한켠으로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도 바라봅니다.
얼굴 한가득 늘어난 잔주름에 머리는 한가득 흰머리로 덮였군요.

20살 어느날 영원히 20대 말이길 바랬던 청년은 이미 중년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옛날 노래가 더 정겨워지고 사람과 부대끼는게 싫어지며 따뜻한 햇살 받으며 흔들의자에 앉아 강아지 한마리 옆에끼고 손에는 한권의 책을 읽으며 혹은 노트북 펴서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읽으며 세상사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지는 나이가 됐습니다.

고교시절 시대가 불합리 하다고 느끼면 불평불만하지 말고 행동하라시던 은사님의 말씀은 엇그제 같은데 이제 그 짐은 제 아이에게 물려줘야 할 나이가 되겠지요.

세월이 왜 이리도 빨리 간건지 일을 하다보니 어느새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고 아이가 커가는 걸 보면서 늙어가는 제 모습을 보니 어느덧 허무함이 밀려옵니다.
2011/01/17 22:43 2011/01/17 2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