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의 9월 26일에는 비가 내려서 어디 가볼 생각은 못하고 코리언타운에서 매운 순두부로 속을 달래고 BestBuy가 숙소옆이라 들러서 MS의 Zune HD를 보며 Windows Mobile 7의 성공가능성을 점친뒤 차이나 레스토랑에서 식사후 박칼린 감독님의 최종화를 시청하였다.

모든 결과가 끝난뒤 합창단 프로젝트 팀원들이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며 펑펑 울때 같이 펑펑울었다.

그런데 생각한번 해보자.
단기 프로젝트를 마칠때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며 구성원들이 이별을 아쉬워 하는 그런 사례가 있었는가?
솔찍히 다들 프로젝트가 끝날때쯤이면 시원 섭섭이 아니라 그거 시원할 뿐일것이다.
속된 말로 PM 또는 고객 혹은 PL을 손가락질하며 "저쉐 내가 또 얼굴 보나 봐라"하는 것이 거의 대부분의 프로젝트 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런데 박칼린 감독님은 어떠했는가?
오합지졸의 노래는 조금 하지만 조화를 이룰수 없는 조직을 가지고 단 2개월만에 스스로 할 수 있는건 다했다라고 선언할 정도의 고효율 조직을 만든 그 이면에 과연 무엇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 고민의 결과를 이제 풀어 볼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이렇게 포스팅 해둔다.

먼저, 자신의 업무에 대한 Pride와 실력이 모든 팀원들을 합쳐 놓더라도 우월하였다.
대표적인 대한민국 뮤지컬 감독으로써 지금까지 흥행시킨 작품만 하더라도 블럭버스터 감독에 비견할 만하며 스스로도 미국에서 배운 서양 음악과 한국의 국악까지 공부한 경력에다가 20년간 다져진 실력으로 모든 팀원을 제압하는 카리스마에 그가 자주 하는 말자체가 "믿어달라"는 실력을 바탕으로 한 Pride가 흠씬 베여나오는 말이었다.

두번째, 팀원들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업무를 분담한다.
전문가로써 스스로 인정하는 팀원들에게는 업무를 분담하고 개입하지 않는다. 단, 전체적인 조율과 백업은 항상 스스로의 몫이었다. 예를 들면 최재림씨에게 자주 의견을 묻는 장면이 나오고 팀원들과도 카메라에 비치지는 않았지만 카메라가 없는 곳에서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공유하고 있었다. 여기에 더해 매주 목요일만 촬영하는 팀원들에 비해서 그는 매일 매일을 합창단에 어떤 안무가 필요한지 어떤 편곡이 필요한지 굉장히 많이 고민하며 적용해보면서 다시 수준에 맞게 조율하는 역할은 항상 그 스스로 했던 역할이며 이경규씨와 같은 큰형님, 감초의 역할은 과감히 분담해버리는 대신 배다해씨나 선우씨와 같은 디바의 역할은 호되게 가르친다. 즉, 팀원들이 개별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중에 핵심적으로 자신의 관리 역량 만큼을 확실하게 챙기되 역량을 넘어서는 것은 전문가들에게 배분하였다. 그래서 자주한 이야기가 "~을 챙겨주시고" 였던것 같다. "~을 하라"와 같은 명령조의 말투가 아니라 "내가 믿고 있으니까 네 영역에서는 네가 잘 챙겨달라" 즉, 존중이 들어간 요청의 말을 많이 하였다.

셋째, 조직의 "긴장", "이완"을 적절하게 시킨다.
박칼린감독님의 조련 스타일을 보면 "긴장하세요"와 "사랑합니다."를 반복한다. 거기에서 조직에 속한 구성원들은 눈빛이 점차 달라진다. "긴장하세요"라는 말에는 눈빛에 빛이 나고 "사랑합니다."라는 말에는 미소를 짓는다. 이러한 적당한 긴장과 이완은 자신의 생각을 간단 명료하고 강하게 전달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 또한 긴장감 조성을 위해 말만이 아니라 과감하게 조직기여도가 낮다고 생각하면 퇴출시키기도 한다. 성대 결절의 팀원을 내보낸다던가 디바 경쟁을 의도적으로 부추긴다던가 각 파트별 경쟁시키는 방법으로 끊임 없이 조직을 긴장시킨다. 적당한 긴장의 시기가 지나면 모두 스스로 회고하고 깨닫도록 도왔다.

이러한 반복으로 구성원들이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먼저 박칼린 감독님의 수준 체크하는 부분이다. 수준이 저마다 다름에도 그 다름을 인정하고 부족한 부분에 적절한 구원투수를 투입하여 전체적인 벨런스를 조정하는 부분에서 각 파트들은 사기가 올라가기도 하고 스스로의 문제점을 찾기도 하며 구원투수로부터 무엇인가를 계속 배우려 하였다.
MT갔을때도 파트별 경쟁을 즐기는 모습을 보이며 더 잘하려고 노력하였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처음 노래할때 각자의 음색을 핸드폰에 담아 녹화하는 모습이었다.

즉, 리더의 명확한 목표제시(우리는 9월 3일 거제로 합창대회 나갑니다. 그때까지 각자 ~~을 챙기세요.)와 함께 긴장과 이완의 분위기 조성을 통해 그리고 리더의 헌신을 몸으로 느끼며 구성원들은 스스로를 끊임없이 점검하고 타인으로 부터 배우고 학습하여 종국에는 수준에 올랐고 팀원들은 스스로 팀웤을 통해 무엇인가를 달성했다는 기쁨에 폭풍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이전 부터 계속 주장하던 것이었지만 "애자일, 워터폴 등의 방법론이 중요한것이 아니라 리더가 가장중요하다"는 것을 한번 더 확인하는 순간이었기에 더욱 눈물이 났는지도 모른다.

ps. 박칼린 감독님을 SI PM으로 임명한다면 분명히 훌륭한 애자일 리더가 될것이지만 워터폴을 한다고 해서 그가 훌륭한 PM이 안될수 있을까?

2010/09/27 21:45 2010/09/27 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