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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22 글뻥 딸아이의 아빠로 살기 (2)

딸이 하나 있다.
2007년생으로 made in myWife 제품으로 약간 재료가 부실하여 나를 꼭 빼다 닮았다.
먼저 자는 습관. 온 집안을 다 돌아 다닌다.
입술이며 눈이며 코며 손이며 귀도 닯았다. 단지 손톱/발톱/머리카락은 모계쪽인듯 하다.

그런데 하루 하루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모며 약간씩 미안해져버렸다.
아이는 잘키워야지라고 생각하며 아이가 할 수 있는 것 이상을 바라기도 했었다.
겨우 두돌지난 3살짜리에게 글자를 읽을수 있을거야 생각했고 숫자를 읽을 수 있을거야라고 생각했다.
솔찍히 가슴한켠에는 하바드 쯤이야 하는 생각도 했으며 아이가 옷을 안이쁘게 입고있으면 자존심이 뭉게지는 느낌이기도 했다.
그러나, 어느날 아빠~ 하고 달려오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나 역시 내 부모와 다르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을 떠올렸다.

집안의 장남으로 기대를 받으며 자랐고 치맛바람으로 대학까지 들어가서는 지금은 혼자 떠돌다 작은 집한칸 마련한 30대 중반의 직장인이기에 부모님으로 부터 받은 사랑이라고는 "조건부 사랑"에 불과했다는 생각을 자주하였다.

나의 부모님은 내가 있는 존재 자체가 즐겁다기보다는 남에게 자랑할 만한 아이로 크기를 바랐다는 생각이 든다.그래서 나는 항상 부모님에게 자랑거리를 가져다 줄때만 사랑을 받았다.
원하는 것을 얻기위해 나는 무엇인가 자랑거리를 만들어서 상납해야 했던 아이였던 것이다.
그런 나의 인생은 과연 한비야씨나 안철수씨나 혹은 다른 사람에 비해 나은 삶이었는가? 하는 물음이 생기게 된다.

대학나와서 장교가 되고 대기업에 입사하여 과장이라는 직책을 얻는 동안 고과에 민감하며 나를 위해 살았기 때문에 더욱 부끄러웠으며 스스로 내 아이는 나처럼 크기를 바라지 않았으면서 아이에게 사회를 강요하고 있는 내모습에
더 없이 부끄러워져 버린것이다.

주말에 아이가 오면 "그냥 네 스스로 세상에 있는 것만으로 이 아빠는 사랑스럽고 자랑스럽다."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2009/10/22 20:55 2009/10/22 2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