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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8/19 글뻥 모두가 모르는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업계 말아 먹기. (2)
요즘 S/W 산업이 난리라고 하는데, 난리라고 근본적인 대안도 없이 말만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저명한 안철수 교수님도.. 결국 M&A가 활성화 되야 한다고만 하시지, 정책적인 부분이나 시장 풍통에 대해서는 말씀이 없으시다.
M&A는 이미 많이 일어나고 있다. 좁은 시장에서 도토리 팔아 돈번 싸이월드도 SK컴즈가 사들인 거고, 이글루도 사들인 거다. 또 엠파스도 그런식으로 사들였고, NHN은 첫눈이라고 하는 희대의 M&A사건도 있었다.

그럼 문제가 뭐야?

현재의 문제는 바로 S/I업계와 S/W업계를 동일시 하는데서 시작한다.
SI업계, 즉, 말로만 S/W업계이지... 사실은 인력파견업계가 가진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는데는 동의하지 않는다.
SI업이 살아나면, 대한민국 S/W업계가 살아난다는데 정부가 나서야 하는 상황은 개인적으로 반대한다.

SI업계는 앞으로 더 죽어야,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업계가 살아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하다.

첫째, SI업은 다음의 법률로 규제받는다.
하도급법, 공정거래법, 근로자보호법, 근로자파견법,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 지경부 고시 "소프트웨어 대가 기준"
이걸 알고 있는 개발자나 PM이 얼마나 될까? 우려되지만, 아무튼 겁나 많은 법률로 온갖 제약을 다 가하고 있는데 그중 가장 악랄한 법규가 바로 "근로자파견법"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만든 "근로자파견대상업무 조정/확대방안에 대한 검토"(정책보고서 Vol7. 2011. 1. 10)에 따르면
1998년 근로자파견 허가업체가 789개에서 2010년 상반기 1533개로 늘었다.
그중 50인 미만 파견업체가 796개로 51.9%를 차지한다.
파견근로자 월 평균급여는 2010년 "134만7천원"으로 2009년 "136만5천원"보다 오히려 하락하는 추세이다.
왜? 근로자 파견법과 SI를 연결하나요?라고 의문이 생길수 있다.
1998년 (김영삼 개쉐!, 이쉐가 만들어 놓고 김대중에게 떠넘긴...) 근로자파견법 시행령 제 2조 1항 관련 별표 1에는
"컴퓨터 전문가의 업무", "컴퓨터 보조원의 업무"가 들어가 있는데, 이게 문제인거다.

용역으로 포장하지만, 실재로는 근로자파견으로 시행되는 각종 불이익과 갈취가 시작되었고, 전산인력=요구사항에 맞게 개발하는 업무를 하는 사람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물론, 선진국에서도 이런 업무는 많이 사용된다. 문제는 SI업계에 있는 사람들 조차도 스스로가 어떤 법적 위치에 있는지 모르고 시키는 사람들은 노예부리듯이 부려먹는 작금의 사태에서 무엇을 바란단 말인가? 발에 걷어 채이는게 SI용역사원들인데...

그래서, 법률적 문제를 먼저 지적하는거다.

둘째, SI업계 자체의 문제이다.
희안한게 이쪽 시장은 이익률보다는 매출규모로 무언가를 평가하려든다. 예를 들어, 10억짜리 수주를 하면, 변경요구사항등으로 발생하는 추가비용에 대해 수주자가 부담하는데 이익율이 10~20%임을 감안하면 5개월 프로젝트가 1개월 연장되면 단순 수치상으로도 20%의 이익율을 다 까먹는다. 그럼에도 매출규모에 집착한다. 세금나고 어쩌고하면 도대체 뭐가 남을까?
거기에 한술 더 뜨는게, 인력파견업을 하면서 SI한다고 입장을 표명하는 대다수의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이다. 솔루션이 있다고 해서 가보면 고객의 요구에 맞춰 커스터 마이징하다가 누더기가 된 패키지 몇개 있을 뿐이고, 수정 한번 할라치면 어디있는지도 담당자도 모른다.

셋째, 시장의 문제이다.
솔루션을 구매해서 쓰면될 일을 굳이 SI회사(겉으로는 솔루션회사라 불리는...) 불러다가 용역을 줘가면서 커스터 마이징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런거 안해도 스스로 솔루션에 잘 적응해 사용하면 될일을 조금 불편하다는 이유로 불러다가 커스터마이징 한답시고 솔루션이라는 걸 뜯어고치다가 기본 설계 개념에 막혀 결국 재개발하며 밤새는게 하루, 이틀일인가?
이러다보니 설계나 문서화는 관심없고 돌아가게만 하는데 집중한 나머지, 나중에 또 수정하려면 디버그 눌러가며 밤새야 한다. 그렇다고 10년차 개발자가 훈련이 되어 있는가? 아니다. 어처구니 없게도, UML을 가져다 놓고 Doxygen문서를 가져다 놔도 그걸 볼 수 있는 개발자가 한정되어 있다. 결국 Editor에서 빨간점(Breakpoint) 찍어가며 어느 모듈 건드리는지 하나씩 디버길 하다가 몇날 밤을 새고, 결국 보다 못해 알려주려 했지만, 아니라며 스스로 찾는 모습에 기가 찬 기억이 요 몇달전까지 있었다. (물론, 그날 퇴근하며 UML에서 어떤 method를 건드리는지 Doxygen문서와 함께 보냈고, 다음날 해결되어 있었다.)
이런류의 10년차임에도 코딩기술+협력기술+문서가독능력이 떨어지는 개발자가 어디서 양성되었겠는가?
바로 SI업계이다. 단타성 개발만 하는데 무슨놈의 실력이 쌓이며 무슨놈의 개발능력이 쌓인단 말인가?

결론적으로 나는 소프트웨어 업계가 살아날려면 다음과 같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 SI업계의 초토화이다.
그래서 개발자들이 더 대우받기를 원한다. 회사가 대우받는게 아니라, 구하기 힘든 직종이 되어 시장희소성을 누리고 SI업계의 커스터마이징 관행이 없어져야 건전한 솔루션 회사가 먹고 살수 있는거다.

2. 근로자 파견을 용역이라 이름 붙이지 마라.
제일 짜증나는게 용역계약 임에도 실상은 근로자 파견계약으로 노예계약을 맺는 경우이다.
상호호혜의 법칙이라는건 없고, 그저 실재 일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뽑아 먹을까? 고민하는 계약이 더 이상 없어져야 한다.

3. 업무량 산정을 제대로 해라. 아니면 관리자 하지마라. 쫌.
업무량을 산정하는데 과학적 기법들이 많이 개발되어 있지만, 어느 누구도 그렇게 업무량을 산정하지 않는다.
그냥, 몇개월에 얼마. 이 얼마나 웃긴가? 1개월에 100만원 받으면 일안하고도 100만원 받을 수 있다는 말과 뭐가 다른가?
개발자가 7시쯤 퇴근했다고 노발대발되는 개발팀장을 너무 많이 봤었다. 그들이 가정하고 있는 건 딱 하나이다.
"생산설비를 보라. 1시간에 10개 찍는데, 8시간 앉혀놓으면 80개고, 10시간 앉혀놓으면 100개 아닌가? 그럼 개발자도 똑같이 적용하면 되지!"
웃기는 소리다. 저런 이야기가 과학으로 포장된 논리라고 하면 "파리도 새다!"
인간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에 몇 시간인지, 그리고 그 시간이후의 Performance가 어떻게 되는지 고려해야 한다.
그러한 논문을 한국에서는 본적도 없고, 그렇게 가르키지도 않는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길어야 5시간, 작으면 2시간이다.
특히 나같이 활동 에너지가 작은 사람은 1시간도 버티기 힘들어 소모후에 재충전을 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일하는 건데, 업무량을 가시화시키지 못하는 관리자들은 그저 앉혀 놓으려 한다. 그리고 고객과 계약은 업무량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스스로 현재 팀에서도 제대로 산정 못하면서 무슨 수로 고객을 설득할 거란 말인가?
현재의 거지같은 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1세대면서 최소한의 책임도 안지겠다는 팀장들을 보면 (대기업은 팀장들이 40대 중후반이다. 30대를 지칭하는게 아님) 짜증만 밀려온다.

4. 대학마다 소프트웨어 학과가 있는데, 코딩외에 무얼 가르키는가?
실무에서는 코딩능력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능력이 협력하는 능력이다. 대학에서 코딩외에 무엇을 가르키는가? 대학 스스로 학생수 미달이다라고 떠들지 말고 제대로 가르켜서 그 사람들이 전문가로 대접받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함에도 전쟁터에 소총쏘는 연습만 시켜서 내보내니 제대로 살아 남을 사람이 있는가?
한사람의 제대로 된 군인을 훈련시키는데 못해도 몇 년이 걸린다. (그냥 경계병이 아니라, 군인이다. 한국군은 그냥 경계병 교육을 시키고 전방으로 보내고 있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그런데,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쉬운일이면 소총쏘는 연습만 시켜서 학위를 줄까?

5. 서비스업계를 더 육성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SI/솔루션 업계는 이제 포기하자. 대신 S/W서비스 업체를 많이 키우자. 국가 주도가 아니라 기존에 있는 게임업계들 만이라도 법적 제약을 철폐해 달라.
지금 해외에서 S/W로 외화벌어오는 업체들은 대부분이 게임업체들이다.
그들에게 조금만 더 힘을 실어주면, 드라마/영화/K-POP이 융복합된 상품들을 쏟아 낼것이다.
그러면, 한류는 유행으로 그치지 않고 계속 나갈수 있다. 예를 들어, 스타크래프트를 보자. 피가 낭자하고, 괴물이 사람잡아 먹고 난리도 아님에도 근 10년이 넘는 세월을 미국문화를 한국 젊은이들에게 계속 심어줬고, 관련 소설부터 시작해서 장난아닌 문화 컨텐츠가 재생산되었다. 또한 스타워즈를 한번 보자. 영화하나로 게임, 피겨, 음악, 소설 등등등 40년이 넘는 세월을 우려먹고 있다.

이게 바로 문화다.

소프트웨어로 일하는 시대는 20세기와 함께 끝났다. 더이상 새로운 소프트웨어는 없으며, 그 시장은 포화되어 더 이상 나갈길이 고작 크라우드이다. 그것도 메이저 회사들이 살기 등등하게 버티고 있는 시장이며, 언제든 특허나 기타 구실로 공격해 들어가는 시장이다.

그러나, 게임이나 기타 서비스 시장은 아니다. 이건 "문화"다.
스토리가 있고, 감동이 있으며, 슬픔도 있고, 분노도 있다.
서비스에는 이런 이야기가 녹아들수 있다. 예를 들어, 트위터는 우리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고, 페이스북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야기는 만들기에 따라 무궁무진하며, 끊임없이 재생산될 수 있다.

이게 문화의 파워이다.

문제는 아직까지 우리 정책결정권자들이 한류에 어떨떨해 한다는거다.
솔까말, 일본이 딱아 놓은 고속도로에 무임승차하고 있는 상황을 이게 과연 성공인지 우연인지 햇갈려 하고 있다는 거다.
고속도로 위에 올라 탔음에도 문화이기 때문에 반한류가 일지언정 법률적 제제를 받지는 않는다.
이제 더 잘하면 되는거고, 이럴때, 소프트웨어를 다른 문화상품에 녹이는 정책을 써야 한다는 거다.
소프트웨어가 OS나 Office만 있다고 착각하다가 Apple에 당한 교훈을 뼈져리게 느껴야 한다는 거다.

삼성 등의 대기업은 이거 못한다. Microsoft나 IBM의 모델로는 죽었다가 깨나도 못한다.
NHN도 어렵다. (특히 갈수록 관료화 되어가는 상황을 옆에서 지켜볼때...)

하지만, 이제 생긴지 10년 남짓한 게임업계는 이걸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물론, 이전의 기업을 답습만 하지 않는다면....
 
2011/08/19 15:24 2011/08/19 15:24